천정부지로 솟은 전세가가 내년에도 계속 오를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7일 발표한 ‘최근 전세시장의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전세수급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약 7포인트가 오른 186.3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수요 대비 공급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통 100보다 많으면 전세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음을 의미한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은 선임연구원은 “최근 전세시장을 보면 공급과 수요 간 비대칭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공급측면에서는 저금리 때문에 임대인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전세공급량은 2013년 1월 6만686건에서 지난 8월 6만3853건으로 3000여건 느는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월세 공급량은 4만4000건에서 5만3000건으로 9000건이 늘었다. 특히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가 노후준비를 위해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공급은 더욱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저임금과 고령화라는 구조적인 여건이 고착화되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며 “비록 정부가 뉴스테이,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서민주거 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전세수요를 모두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전세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중국경기불안 등 대외변수로 인해 경기가 여전히 나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값이 하방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 6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0년 말 기준 2조281억 원이었으나 2015년 8월 말에는 18조 4925억 원으로 9배 가량 크게 증가했다. 전세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서 전세가격은 내년까지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현재 매매가 대비 전세가는 전국주택 기준으로 65.7%이다. 수도권은 이미 70%를 넘었고 서울 일부지역은 전세가가 매매가를 초월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내년도에도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전국주택은 70%, 수도권은 75%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과도한 공급축소를 제한하고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선임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시차를 두고 실시함으로써 이주 수요를 조절해 전세공급을 뒷받침 해야 한다”며 “아울러 전월세전환율을 현행 6%에서 5%로 실효적으로 낮추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해 전세계약을 갱신하려는 임차인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