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시면 주방 옆 침실을 서재로 바꿔 쓰셔도 돼요.”
사업가인 김현국(44)씨의 귀가 쫑긋 선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재개발 아파트 견본주택을 둘러보다 들은 안내 직원의 말 때문이다. 곧장 직원 옆으로 달려간 그는 말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온 신경을 집중한다. 손짓 발짓을 섞어가며 설명하던 안내 직원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마음대로 집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씨가 둘러본 전용면적 84㎡형(옛 33평)은 주방과 그 옆 침실을 홈카페형이나 와이드 다이닝형으로 교체할 수 있다. 홈카페형을 선택하면 장식장과 책장 등이 패키지로 제공된다. 서재나 카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김씨는 이곳에서 신문이나 책을 읽거나 컴퓨터 작업을 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대신 와이드 다이닝형을 선택하면 주방과 침실 사이 벽을 뚫어 식탁을 가로로 길게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그만큼 침실 규모가 줄게 돼 남는 공간은 팬트리(식품 저장창고)로 쓰면 된다. 김씨는 슬그머니 고개를 저었다. ‘혼자 만의 공간이 필요하니 서재로 바꾸는 게 낫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결혼생활 5년차인 정윤식(39)씨도 이 아파트 59㎡형(옛 25평)을 살펴보다 깜짝 놀랐다. 방이 세 개짜리지만 계약자가 원하면 작은 방 두 개를 합쳐 큰 방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다. 큰 방 하나와 작은 방 두 개를 쓸지, 아니면 큰 방 두 개를 사용할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정씨가 방을 합친 형태를 보니 어림잡아도 안방보다 훨씬 넓어 보였다. 방 귀퉁이에는 드레스룸(옷방)이나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도 들어서 있다. 정씨는 “네살배기 아들이 신나게 뛰어 놀기 좋을 것 같다”며 “공간을 최대한 넓게 쓰는 방향으로 집을 꾸며볼 생각”이라고 했다.
▲ 홈카페형 옵션을 적용한 서울 성북구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전용 84㎡형의 주방과 침실.
주방·침실을 홈카페형으로 만들고 실내 마감재도 선택 가능
▲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59㎡형 평면도. 안방 욕실을 드레스룸으로 바꿀 수 있고 침실 1과 침실 2를 하나로 합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