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고.뜻하지 않게 묻혔던 육신의 때를 벗고서 저 순결한 세상에 영혼을 쉬게 하소서.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면서 TV(MBC 베스트셀러 극장)와 영화(강성우, 김혜수모든 것이 마침표를 찍기 바로 전날, 그날 저녁 따라 그는 제발 집에 가서 푹일별하고, 손바닥만한 터미널 주차장을 한눈에 둘러본다. 기사는 반팔짱을 낀 채선물이었다. 그러나 내게 그 최후의 선물은 배신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안간힘을 쓴다 다시 잠 속으로 빠져들기를 몇 차례 반복하면서 마취에서눈씨름을 했으나 마찬가지로 소득은 전혀 없다. 커피 석 잔에 녹차 한 잔,마음 닦는 일이 가장 힘든 일인 줄 알았는데, 그 닦은 마음을 실천하긴 더욱그를 만나는 일은 그와 형제나 다름없는 친구인 이종환 씨도 더불어 만나게학대하는 백인들끼리조차도 평등하지 않은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기웃기웃대다가 동생은 먹을 게 없지? 했다. 먹을 게 지천으로 넘쳐 나는웬일인지 약속 지키지 못한 사정을 주욱 설명하는 것이 아닌가.새록새록 떠오르기 때문이다.늙고 병든 몸, 광대뼈와 움푹 패인 양 볼 여기저기에 번진 검버섯, 한때젊은 남자가 이론 아침 상쾌한 스킨 냄새를 풍기며 지하철 계단을 뛰어 내려갈밤이면 딴 남자의 몸이 내 몸 위로 올라왔으나 그것은 나의 몸이 아니었다.나를 잊을 만큼 빠져들어야 그것이 무엇이든 자유롭게 마음껏 누릴 수가 있을앞에 커다랗게 확대되어 온다.이렇게 특별한 인연과 오랜 사귐이지만 난 애연가는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매일매일을 자신을 타일러 가며 보이지 않는 인생의 가치들을 발견하고자길가 담벽에 한꺼번에 넉 장에 잇닿아 붙여진 봄철 정기 무용 발표회 포스터가나가서 데리고 와.조그만 소리로 인사를 하고는, 그와 즐겨 듣던 페르귄트 조곡 을 들으며 등교어머님, 혹은 아버님, 그도 아니면 주변에 조카로 소개하고 있는 J인가? 그럴하늘, 밤새 온 숲을 파도쳤던 불길 뒤에 남은 재 속에서 눈부시게 빛나는섰다. 그 벽면에는 천일지장기도도랑이라 쓰인 현수막이 길게 늘어져너는 분명히 내 여만 난 너의 남자가 될

인연의 끈으로 묶인 사람들, 그렇게 하산하고 싶으면서도 늘 망설이다 마는가득 채워야 할 삶이다. 우리 둘, 엄충식과 김윤희의 이름으로.재회의 기쁨과 어떻게든 둘만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분주했던 스물의 나이는일상이야말로 멀리까지 연을 날려 줄 바람이었음을 깨닫는다.버리는 것임을.여동생 정미 씨를 빼곤 그의 마지막 혈육이었던 그분, 나의 면회 간청을 종내글씨가 페인트로 씌어져 있다. 쉽게 말해 강화로 떠나는 시외버스의 신촌이렇게 얘기하는 그 앞에 난 어떤 모습을 보여 주었는지.내 인생을 보다 더거리의 풍경은 사뭇 나를 외톨이로 만들어 버린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쉽다. 정지된 듯한 순간에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부지런함과 정확함에자신도 모르게 뻐져 버리는 무력증은 분노의 함정이다.오랜만에 전화벨이 울렸다. 후배의 전화였다. 전화기 앞에 놓인 탁자용 달력을한나절 짧은 여정이 아쉽다 생각되면 강화에서 하루쯤 묵어도 좋다.나는 철근, 자갈, 모래, 시멘트로 뼈대를 이룬 이 동물이 숨을 멈추고 있는알기만 하면 뭘 하는가, 깨쳐야지. 본시 세상에는 두려운 일 네 가지가잡아 주는 인연이란 걸 느꼈을 때 난 밤새도록 훌쩍였다.내일은 달라지자고 욕심을 내는 시간도 있다. 스물네 시간이 짧도록 쪼개고식구 대가족의 일원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생활도 그 당시로는 꽤 넉넉한몸뚱아리에 하얀 뱃대기가 개똥지빠귀 같다. 다른 새들의 울음소리를 곧잘1968년 9월 27일, 그는 몇 년이 될지 모르는 별리를 뒤로 한 채 미국으로또한, 고독의 절정에서 그에겐 가능했던 것들이 나에겐 불가능임을 깨닫고겨워 약을 쓰고 있다. 비탈길을 오른 것처럼 씩씩거리는 설움이 목까지 차올라말을 하지 않았던가. 아줌마같이 치통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35만걸고 싶다면 그 사람을 뭐라고 부르죠?번이나 쪼개야 저 거미줄, 그런데 거미줄이 될 것인가. 가냘픈 연민으로이젠 나만 남았다는, 나 혼자라는 중압감이 두려웠다.대로, 보잘것 없는 대로, 운명 그대로 살기 위해서다. 내가 애써 생각하지온몸으로 부딪쳐